샌프란시스코의 매력은 도심을 넘어 남쪽으로 펼쳐진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분위기와 아름다운 근교 도시들까지 이어집니다. 이 광활한 지역을 가장 효율적이고 낭만적으로 연결하는 교통수단이 있다면, 바로 **칼트레인(Caltrain)**일 것입니다. 덜컹이는 이층 기차에 몸을 싣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캘리포니아의 풍경을 감상하며, 세계 기술의 중심지로 향하는 특별한 여정! 오늘은 칼트레인의 역사부터 스마트한 이용법까지, 그 모든 것을 파헤쳐 봅니다. 특히, 이 칼트레인의 뿌리가 된 초기 철도들이 거대한 미국 대륙횡단철도와 어떻게 숨 가쁘게 연결되었는지,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.

대륙을 품은 꿈, 샌프란시스코와 철도의 대서사시 – San Francisco 1920

샌프란시스코의 낭만을 이야기할 때 케이블카와 아름다운 다리들을 빼놓을 수 없지만, 이 도시의 성장과 미국 서부 개척사에서 ‘철도’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. 비록 지리적 한계로 대륙횡단철도의 종착역이라는 영광을 온전히 누리지는 못했지만, 샌프란시스코와 그 주변 지역은

1. 골든 스파이크의 영광, 그리고 만(灣) 건너편의 꿈: 대륙횡단철도와 샌프란시스코의 첫 만남

1869년 5월 10일, 유타 주 프로먼토리 서밋에서 금못이 박히며 미국 대륙을 동서로 잇는 대역사가 완성되었습니다. 동부에서 출발한 유니언 퍼시픽 철도와 서부에서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넘어온 센트럴 퍼시픽 철도가 마침내 만난 것입니다.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서쪽 출발점은 캘리포니아의 주도, 새크라멘토였습니다.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열광했지만,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. 지리적 특성상 대륙횡단철도의 실질적인 서부 해안 종착역은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만 건너편 오클랜드가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.

그렇다면 대륙횡단철도의 종착지인 새크라멘토에서 산호세와 오클랜드/알라메다로 향하는 철길은 언제, 어떻게 놓였을까요? 놀랍게도 이 두 방향의 철길은 대륙횡단철도 완성 계획과 거의 동시에, 혹은 그 직후에 숨 가쁘게 추진되어 연결되었습니다. 마치 거대한 퍼즐의 마지막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듯 말입니다.

센트럴 퍼시픽 철도회사는 대륙횡단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동시에 캘리포니아 내에서의 철도망 확장에도 박차를 가했습니다. 그들은 이미 1864년에 완공되어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를 잇고 있던 **샌프란시스코 & 산호세 철도(San Francisco and San Jose Railroad)**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었습니다. 이 노선은 훗날 센트럴 퍼시픽(이후 서던 퍼시픽)에 인수되어 남부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철도망의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.

한편, 대륙횡단철도의 서부 종점인 새크라멘토에서는 샌프란시스코 만 동쪽 해안(이스트 베이)으로 향하는 또 다른 중요한 철길이 건설되고 있었습니다.

**웨스턴 퍼시픽 철도회사(Western Pacific Railroad Company, 1862년 설립된 초기 회사)**는 새크라멘토에서 남쪽으로 스톡턴(Stockton)을 거쳐 산호세까지, 그리고 또 다른 갈래로는 스톡턴을 지나 샌프란시스코 만을 따라 알라메다(Alameda)와 오클랜드(Oakland)까지 이어지는 철도 건설을 추진했습니다.

Source: www.trains.com

Western Pacific Railroad: A railroader’s history – Trains

A retired railroader offers a history of the Western Pacific Railroad where he had worked for about 10 years after World War II.

주목할 점은 이 웨스턴 퍼시픽의 오클랜드행 노선이 대륙횡단철도가 완성된 1869년 9월, 불과 몇 달 차이로 개통되었다는 사실입니다. 이는 대륙횡단철도 계획 초기부터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과의 연결이 얼마나 중요하게 고려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. 즉, 대륙횡단철도의 ‘골든 스파이크’가 박히자마자, 동부에서 온 승객과 화물은 새크라멘토를 거쳐 곧바로 오클랜드까지 기차로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. 그리고 오클랜드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**페리(Ferry)**가 그 마지막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습니다. 마치 잘 짜인 각본처럼, 대륙횡단이라는 거대한 목표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만으로 향하는 철길들이 거의 동시에 완성된 것입니다.

이처럼, 샌프란시스코는 비록 대륙횡단철도의 직접적인 육상 종착역은 아니었지만, 오클랜드까지 연결된 철도와 페리라는 해상 교통을 통해 그 거대한 흐름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. 이는 샌프란시스코가 서부의 관문이자 경제 중심지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.

2. 칼트레인의 현재: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잇는 핵심 동맥

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칼트레인은 바로 이 유서 깊은 샌프란시스코 & 산호세 철도의 역사를 계승하고 있습니다. 샌프란시스코 시내 4번가 & 킹 스트리트 역(4th and King Street Station)에서 출발하여 남쪽으로 실리콘밸리의 심장부를 관통, 길로이(Gilroy)까지 이어지는 이 노선은 매일 수많은 통근객과 여행객들을 실어 나릅니다.

• 주요 노선 및 정차역:
  • 칼트레인 노선은 크게 샌프란시스코(Zone 1)에서 길로이(Zone 6)까지 6개의 요금 구역(Zone)으로 나뉩니다.
  • 주요 정차역:
    • 샌프란시스코 (San Francisco – 4th & King): 칼트레인의 북쪽 종착역이자 출발역. 뮤니 메트로(T Third, N Judah) 및 버스와 연계됩니다.
    • 밀브레 (Millbrae): 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(SFO)과 바트(BART)로 환승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입니다.
    • 팔로 알토 (Palo Alto): 스탠퍼드 대학교(Stanford University)가 위치한 곳입니다.
    • 마운틴 뷰 (Mountain View): 구글 본사(Googleplex) 등 다수의 IT 기업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.
    • 서니베일 (Sunnyvale): 역시 실리콘밸리의 주요 도시 중 하나입니다.
    • 산타 클라라 (Santa Clara): 리바이스 스타디움(Levi’s Stadium)과 인텔 박물관 등이 있습니다.
    • 산호세 디리돈 (San Jose Diridon): 칼트레인의 주요 허브 역으로, 앰트랙(Amtrak), VTA 경전철 등과 환승 가능하며 산호세 시내와 가깝습니다.
      
• 열차 종류:
  • 로컬 (Local): 모든 역에 정차합니다.
  • 리미티드 스톱 (Limited Stop): 일부 역에만 정차하여 로컬보다 빠릅니다.
  • 베이비 불릿 (Baby Bullet): 주요 역에만 정차하는 급행열차로,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. (주로 출퇴근 시간에 운행)
    대부분의 칼트레인 열차는 2층 구조로 되어 있어, 2층 창가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로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.

3. 칼트레인 탑승, 어렵지 않아요! 요금 및 이용 방법

칼트레인을 이용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지만,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.

• 티켓 구매:
  • 탑승 전 반드시 티켓을 구매해야 합니다. 열차 내에서는 티켓을 판매하지 않으며, 무임승차 시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.
  • 구매 방법:
    • 역 자동판매기: 각 역에 설치된 자동판매기에서 현금 또는 카드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. 출발지와 목적지(또는 존)를 선택하고 편도 또는 왕복 티켓을 구매합니다.
    • Caltrain Mobile 앱: 스마트폰 앱을 통해 간편하게 티켓을 구매하고 활성화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.
    • 클리퍼 카드 (Clipper Card): 네, 칼트레인에서도 클리퍼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! 탑승 전 플랫폼에 있는 클리퍼 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태그(Tag On)하고, 하차 후 다시 단말기에 태그(Tag Off)해야 정확한 요금이 정산됩니다. 태그 오프를 잊으면 최대 요금이 부과될 수 있으니 반드시 기억하세요!
      
• 요금:
  • 요금은 이동하는 존(Zone)의 수에 따라 결정됩니다. 예를 들어, Zone 1에서 Zone 3까지 이동한다면 3개 존 요금이 적용됩니다.
  • 자세한 요금은 칼트레인 공식 웹사이트나 역내 요금표를 참고하세요. (예: 1개 존 이동 시 성인 편도 약 $3.75, 2개 존 약 $6 등, 2024년 기준 변동 가능)
    
• 플랫폼 이용:
  • 대부분의 역에는 남행(Southbound)과 북행(Northbound) 플랫폼이 구분되어 있습니다. 행선지를 잘 확인하고 올바른 플랫폼에서 기다리세요.
  • 열차 종류(로컬, 리미티드, 베이비 불릿)와 정차역을 전광판이나 안내 방송을 통해 확인하고 탑승하는 것이 좋습니다.
• 좌석: 지정석이 없으므로 비어있는 자리에 자유롭게 앉으면 됩니다.
  

4. 앰트랙과의 관계, 그리고 칼트레인의 미래는?

• 앰트랙(Amtrak)과의 관계: 칼트레인은 주로 샌프란시스코 반도 내의 통근 및 지역 이동을 담당하는 반면, 앰트랙은 장거리 여객 철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. 산호세 디리돈 역이나 오클랜드 잭 런던 스퀘어 역 등 일부 역에서는 칼트레인과 앰트랙 간의 환승이 가능하여, 미국 전역으로 향하는 철도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습니다.
• 미래의 칼트레인: 칼트레인은 현재 전철화(Electrification)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.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기존의 디젤 열차 대신 더 빠르고 조용하며 친환경적인 전기 열차가 운행될 예정입니다. 또한, 샌프란시스코 시내 트랜스베이 트랜짓 센터(Transbay Transit Center)까지 노선을 연장하여 바트 및 다른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. 미래의 칼트레인은 더욱 쾌적하고 편리한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아올 것입니다.
  

5. 덜컹이는 2층 기차에서 바라본 풍경: 칼트레인 탑승 소감

칼트레인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를 벗어나 남쪽으로 향하는 여정은 꽤나 특별한 경험입니다. 2층 창가에 앉아 탁 트인 시야로 바라보는 풍경은 시시각각 변하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. 분주한 도심을 벗어나면 평화로운 주택가와 푸른 공원이 나타나고, 곧이어 실리콘밸리의 현대적인 건물들과 연구 단지들이 스쳐 지나갑니다. 특히 해 질 녘, 붉게 물드는 하늘 아래 달리는 기차 안에서의 시간은 꽤나 낭만적입니다.

베이비 불릿 급행열차는 생각보다 훨씬 빨라서 놀랐고, 로컬 열차는 각 역마다 정차하며 그 지역의 분위기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. 출퇴근 시간에는 꽤 붐비지만, 그 외 시간에는 비교적 한산하여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. 무엇보다, 자동차 없이도 실리콘밸리의 주요 도시들을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.

6. 스마트한 칼트레인 이용을 위한 최종 팁!

• 클리퍼 카드 태그 온/오프 생활화: 클리퍼 카드를 사용한다면 탑승 전과 하차 후 반드시 단말기에 카드를 태그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!
• Caltrain Mobile 앱 활용: 실시간 열차 정보, 티켓 구매, 경로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여 여행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줍니다.
• 시간표 확인: 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운행 횟수가 줄어들 수 있으니, 미리 칼트레인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시간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.
• 자전거 휴대 가능: 칼트레인에는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전용 칸이 마련되어 있어 자전거 여행객에게도 매우 유용합니다. (자전거 칸은 선착순 이용)
• 밀브레 역 환승: SFO 공항을 이용하거나 바트로 환승할 계획이라면 밀브레 역을 기억하세요.

샌프란시스코 도심을 벗어나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거나, 아름다운 근교 도시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칼트레인은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. 덜컹이는 기차에 몸을 싣고, 캘리포니아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을 계획해 보세요!